신장식의 오늘 2023.12.11(월) - 인생은 능력일까? 운일까?

 

 

 

인생은 능력일까? 운일까?

실증주의 경제학자 김현철 교수는 이렇게 답합니다.

“운입니다. 데이터가 말해줍니다. 태어난 나라에 따라 평생 소득의 50% 이상이 결정됩니다. 부모가 물려준 DNA가 30%, 자라난 환경이 10% 비율로 소득에 영향을 미쳐요. 나머지가 살면서 만나는 행운과 불운, 은인과 악연이 교차되는 거죠. 노력과 집중력조차 유전과 양육 환경에서 나와요. 순수한 내 능력과 노력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김현철 박사는 스물여덟 살에 공중보건의로 노인들을 진료하다 ‘왜 가난한 사람은 더 아픈가?’라는 질문을 만나고 사회의 병을 고치고 싶어 경제학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코넬 대학교 정책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20년 생활비가 미국보다 저렴한 홍콩과학기술대학교로 직장을 옮겼습니다. 노력과 능력의 힘을 강조할 만한 경력입니다.
하지만 김 교수는 ‘능력주의’에 단호히 반대합니다.

“능력주의의 함정이 ‘네가 게으른 탓’이라고 단정하는 거잖아요. 내 성취가 내 능력보다 운에서 왔다는 걸 알면 겸손해집니다. 처지가 곤란한 사람을 향해 ‘노력이 부족하다’고 탓하기에 앞서 ‘나보다 운이 없었구나’라고 인정하게 되죠.
‘나는 운이 좋고 너는 운이 나빴을 뿐’이라고 인정해야 약자를 보듬는 품이 생겨요.
우리는 지금 복지 국가로 가야 할 전환점에 있잖아요. 유럽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복지 국가를 실현했어요. ‘내가 이룬 것은 다 내 노력 덕’이라는 함정에서 나와야 복지 국가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성취가 우리 사회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행운 때문이라고 생각할 줄 아는 겸손한 능력자!
우리가 만나고 싶은 리더는 바로 이런 사람 아닐까요?

신장식의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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